“치매원인 연구 한국이 새 길 열었다”



한국의 한 의학자가 제시한 치매관련 새로운 학설이 세계의 전문가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25일 오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8차 국제치매 및 관련질환 학회’의 마지막 특강.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이 학회에 초청받은 서울대 의대 약리학교실 서유헌(徐維憲·54·과학기술부 치매 정복 창의연구단장) 교수가 뇌 속의 ‘C단(端) 단백질’이란 독성 물질이 치매를 일으킨다는 요지의 학설을 총정리해 발표했다.

특히 이번 강의에서 서 교수는 자신의 기존 학설 외에 C단 단백질이 신경세포의 핵 속에 침투해 ‘타우’라는 단백질을 변형시켜 신경세포를 죽게 만든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발표했다. 특강이 끝나자 세계 각국에서 모인 400여명의 치매분야 전문연구자는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번 학회에서는 미국 하버드대 병리학과 지 센 박사,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분자생물학과 콘라드 바이로이터 교수 등 40명이 서 교수의 학설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하버드대 신경과 데니스 셀코 교수는 지난해까지 치매 학설의 주류를 이루어온 ‘베타(β)아밀로이드’란 독성단백질 연구의 대가였지만 이번 학회에서는 ‘C단 단백질’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서 교수는 C단 단백질의 독성에 관해 96년부터 학계에 발표를 해왔으나 세계 관련 학계는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세계 학회를 계기로 그의 연구가 주류 학설로 등장한 것. 서 교수는 5월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종합학술대회에서 ‘노벨의학상 수상이 유력한 한국인 의과학자’ 20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된 바 있다.

서 교수가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권위 있는 학술지인 ‘파마콜로지컬 리뷰’ 9월호에 실린다. 서 교수는 “동양 의학계가 발표한 논문을 무시해온 기존 국제학회 분위기와는 달리 C단 단백질 관련 논문이 무척 많이 발표돼 깜짝 놀랐다”며 “C단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치매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C단 단백질▼

지금까지 학계에서 치매의 주원인으로 알려졌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전(前) 단계물질. 베타아밀로이드보다 독성이 10∼1000배 높다. 주로 뇌신경세포 내에서
△미토콘드리아 속에 침투해 뇌신경세포를 파괴하는 명령을 내리도록 하고
△칼슘 농도를 높여 신경세포를 죽게 만들며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 아세틸콜린 양을 떨어뜨려 기억력을 감퇴시킨다. 신경세포 주위의 신경아교세포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