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몸상태 맞춰 골라먹자

과일이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과일의 특성에 따라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게 골라 먹으면 효과가 더 좋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즉 과일도 맞춤 처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은 과일=오렌지·감귤·포도·감·복숭아·토마토

오렌지·복숭아·살구·사과 등에 다량 함유된 칼륨 성분과 감귤의 비타민P는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해줘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을 줄여준다. 포도에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 감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 성분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줘 순환기계 환자들에게 좋다. 토마토는 과일은 아니지만, 루틴 성분이 혈압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 권장된다.

◆허파에 좋은 과일=토마토·복숭아·멜론·사과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 연구팀이 12만4000명을 대상으로 10여년간 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토마토 속의 라이코펜 성분이 폐암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탁월했다고 최근 임상영양학회지에 발표했다. 복숭아와 사과는 니코틴 해독작용을 해줘 흡연자의 폐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영국에서 남성 250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식사 습관과 함께 폐활량을 조사한 결과, 사과를 하루 한 개 먹는 사람은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기능이 강했다.

◆피부에 좋은 과일=키위·딸기·오렌지·감

키위에는 비타민C가 사과의 17배, 오렌지의 2배 많다. 중간 크기의 키위 하나면 하루 권장량(50㎎)을 채우고도 남는다. 이 밖에 딸기·오렌지·감도 비타민C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C는 피부를 탄력있게 받치는 콜라겐 합성에 관여하고,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억제해 피부 미백 효과를 낸다.

◆콩팥에 좋은 과일=수박·사과·자두

이들 과일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트르닌이라는 성분이 있어 체내에서 소변 생성을 촉진시켜 이뇨작용을 원활히 해준다.

◆변비에 좋은 과일=사과·배·복숭아·감

식이섬유가 많다. 식이섬유는 장의 운동을 촉진시켜 변비 해소에 큰 역할을 한다. 사과 한 개엔 5g, 배 한 개엔 4g의 섬유소가 들어있다. 국제식품영양학회에서는 하루 20g의 식이섬유 섭취를 권장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적합한 과일=복숭아·키위·레몬

과일은 의외로 당분 함량과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은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높고 혈당이 높은 사람에게는 칼로리가 낮은 복숭아가 좋다. 레몬은 췌장으로부터 췌액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바나나·포도·파인애플·망고·사과 등은 과당 함량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빈혈 예방에 좋은 과일=딸기·키위·살구·자두

딸기와 키위 150g엔 하루에 필요한 철분량의 4%가 들어있다. 살구는 철분과 칼슘, 칼륨 등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

◆다이어트에 적합한 과일=딸기·수박·귤·오렌지·포도

단맛이 유독 강해 꿀맛으로 표현되는 사과·바나나·파인애플 등은 단 만큼 칼로리도 높다. 바나나 1개의 열량은 164kcal로 거의 밥 한 공기에 해당되며, 중간 크기의 딸기 6개(12g)는 약 40kcal로 밥 1/4공기 수준이다. 여기에 설탕을 뿌려 먹거나 크림과 같은 유제품을 곁들이면 약 140kcal가 더 늘어난다. 따라서 살찌는 것이 걱정인 사람은 과일 중 비교적 과당이 적은 딸기·수박·귤·오렌지·포도 등이 권장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 과일 색깔따라 효능 다르다

“형형색색의 음식과 과일로 식탁을 가득 채워라.”

식탁의 영양을 완벽하게 하려면, 색깔을 다양하게 하라는 미국 식이요법 전문가 엘리자베스 워드의 말이다. 색깔에 따라 갖가지 효능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서양인들은 빨간 체리 주스가 관절염 통증에 특효약이라고 믿어왔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전투에서 부상당한 병사의 상처에 적포도주를 부었다는 기록도 있다.

최근에 그럴만한 이유가 밝혀졌다. 포도·블루베리·딸기·자두 등 붉은색을 띠는 과일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다량 있는데, 이것이 아스피린보다 10배나 강한 소염작용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안토시아닌’은 눈 건강을 위한 각종 영양보충제의 원료로도 쓰인다. 이 성분이 망막에서 빛을 감지하여 뇌로 전달해 주는 ‘로돕신’이라는 색소를 생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 항균·콜레스테롤 저하작용 등에 관여하며, 천연 항산화제인 토코페롤보다 5~7배의 강한 효능을 낸다. 항산화제란 인체 내에서 노화 등으로 생성된 활성산소가 세포막과 유전자를 해치는 것을 막는 물질이다. 포도의 ‘안토시아닌’ 함유량은 같은 무게의 검정콩에 비해 6배나 많다.

복숭아·감·귤·살구 등 노란색을 띠는 과일에는 ‘베타 카로틴’이 있다. 이 역시 암과 심장질환 예방 효과가 있는 천연의 항산화제이다. ‘베타 카로틴’이 비타민 A의 영양 공급원이라는 점도 놓쳐서는 안된다. 비타민 A는 정ja 형성·면역 반응·식욕 등 생리적 과정에 관여한다.

귤 등 ‘베타 카로틴’ 과일을 많이 먹으면 손바닥이 노랗게 된다. 이는 건강상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섭취를 중단하면 사라진다. 미국 국립 암연구소는 하루 ‘베타 카로틴’ 5~6㎎ 섭취를 권장한다. 귤 3개 정도면 해당되는 양이다.

붉은 토마토와 열대과일 구아바, 수박 등에는 ‘라이코펜’이라는 색소가 있다. 이 또한 ‘베타 카로틴’과 마찬가지로 항암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1997년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뉴스’지에는 ‘라이코펜’에 대한 특집 기사가 실렸는데, 이스라엘 연구진의 실험을 인용, ‘라이코펜’의 암세포 성장억제 효과가 ‘베타 카로틴’보다 10배나 강했다고 전했다.

형형색색 과일의 영양을 알짜배기로 섭취하고 싶다면, 껍질을 벗겨먹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이들 식물성 화학물질은 껍질에 대량 들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일을 고를 때도 가급적 색깔이 화려하고 짙은 것을 장바구니에 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