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과연 보양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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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黃狗)가 횡사하는 복날이 왔다. 중복(21일) 말복(8월 10일)을 앞둔 전국의 보신탕 애호가들은 일찌감치 입맛을 다시고 있다. “개고기는 Jung력을 불끈 돋워줄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적어 많이 먹어도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이다. 정말 보신탕은 여름 피로를 단박에 씻어주는 효능이 있을까.

개고기 옹호론은 주로 한의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여름에는 몸에서 열과 땀이 많이 난다. 자연히 체력 소모가 커지고, 신체 기능도 떨어진다. 한의학은 이 같은 여름 피로를 “기가 빠지는 현상(탈기·脫氣)”이라고 설명한다. 더운 여름날 땅은 지글지글 끓어도 우물 속은 싸늘하다. 우리 몸도 더위에 맞서 열과 땀을 많이 내다보니, 양기가 쑥 빠져 몸 속은 오히려 냉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이 보신탕이다. 경희대병원 보양클리닉 이장훈(李長勳) 교수는 “개는 양기가 강한 동물이기 때문에 먹으면 몸이 더워지고, 양기가 보충된다”며 “다만 열이 많거나 고혈압인 사람은 1인분 이상 과식하거나 상복하면 오히려 해로우니 좀 모자란 듯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보신탕과 나란히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있는 삼계탕도 양기가 강한 닭고기에 열성을 가진 인삼을 곁들여 우리 몸이 열을 내게 만드는 원리다. 그러나 서양의학은 보신탕의 효능에 회의적이다. 개고기의 단백질이 소·돼지고기보다 뛰어나다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영양학적으로 모든 고기는 똑같이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소장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흡수된다. 고기의 종류에 따라 인체가 흡수하는 영양소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물론 개고기의 콜레스테롤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개고기 100g의 지방 함량은 20g으로, 돼지고기(삼겹살 28g)와 한우(등심14g·갈비18g)에 비해 비슷하거나 많지만, 우리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은 오히려 적다. 개고기 100g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44㎎으로, 한우(등심 64㎎·갈비 70㎎), 돼지고기(삼겹살 55㎎·사태 68㎎)보다 낮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개고기 지방질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많이 먹으면 총 콜레스테롤 섭취량도 많아지기 때문에 해롭긴 마찬가지다. 충청대 안용근(安龍根·식품영양학) 교수가 “개고기에는 우리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지만, 아직 학계에서 널리 공인받은 것은 아니다.

강남성모병원 최창진(崔昌振·가정의학과) 교수는 “개·닭고기 등 고칼로리 식품을 자주 많이 먹으면 비만·암·성인병의 위험이 높아진다”며 “세시풍속에 따른 별미(別味)로 이따금 즐기라”고 말했다. 예컨대 1주일에 2~3번씩 한 달간 먹으면 체내 중성지방·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한편 보신탕과 삼계탕은 열량이 조리법에 따라 칼로리가 크게 달라진다. 보신탕은 500~600㎉, 삼계탕은 700~1030㎉다. 따라서 애호가들은 저칼로리 조리법을 시도해볼 만하다. 강남성모병원 한부(韓富) 수영양사는 “개장국의 기름을 걷어내고 살코기만 먹고, 양념으로 들어가는 들깨 양은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趙伶衍) 영양과장은 “삼계탕을 먹을 때는 기름이 몰려있는 껍질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혈압·당뇨 등 성인병이 있는 사람은 보신탕·삼계탕 대신 추어탕으로 보양(補陽)해도 좋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李京燮) 교수는 “추어탕에 들어가는 산초가 거습(去濕) 작용을 해 몸을 시원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자료원 : 2002. 7.19.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