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땀 많은 사람을 좋아해”

뚱뚱한 사람이 더 많이 물려

향수·스킨로션도 ‘모기 자극제’

귓가에 ‘웨앵~’ 거리는 ‘놈’들의 날갯짓 소리가 집요해서 섬뜩하다. 발등과 손목 등 벌써 여러 곳이 부풀어 올라 심하게 가렵다. 한동안 사라졌던 ‘말라리아 모기’가 10년쯤 전부터 다시 기승을 부리고, ‘일본뇌염 모기’도 대대적 공세를 취하고 있다.

◇ 모기의 정체=열대와 온대, 극지(極地) 등 지구 곳곳에 존재하는 물 웅덩이와 습지가 이들의 서식처다. 암컷 모기는 평균 3~4회, 1회에 수백개씩 알을 낳는다. 알에서 깨어난 장구벌레는 10~14일 정도 지낸 뒤, 우화(羽化)해 모기가 된다. 모기는 산란(産卵)에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서 사람이나 가축의 피를 빤다. 따라서 사람을 무는 모기는 모두 암컷이며, 수컷은 물지 않는다. 채집된 모기의 성비는 8대2로 암컷이 압도적으로 많다. 우화 당시 암·수 성비는 1대1이지만 수컷의 수명은 1주일, 암컷의 수명은 1~6개월 정도이기 때문이다.

모기가 위협적인 이유는 몸 속에 각종 바이러스·병원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많은 ‘중국얼룩날개모기’는 말라리아를, ‘작은빨간집모기’는 일본뇌염을 일으킨다. 말라리아로 사망하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모기의 공격은 위협적이다. 그 밖에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지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 등은 ‘황열’과 ‘뎅기열’ ‘사상충’ ‘재귀열’ 등의 열대병을 일으킨다. AIDS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긴 매개체로 모기를 의심하는 학자들도 있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모기는 도시의 하수도·개천·물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빨간집 모기’이다. ‘지하집모기’(아파트 등 대형건물 지하), ‘토고집 모기’(도서·해안지방)도 많다. 병을 옮기는 말라리아 모기와 일본뇌염 모기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 모기는 어떻게 공격하나=먼 거리에 있는 모기는 머리에 달린 촉수로 동물의 냄새(땀냄새·암모니아냄새 등)와 동물이 숨쉴 때 내뱉는 이산화탄소를 감지, 공격목표를 설정한다. 1~2m 내로 접근한 뒤엔 시각(視覺)으로 공격목표를 확인하고, 목표물에 도달해선 체온이나 체습(體濕) 등을 감지해 공격한다. 피부 속으로 한번 주둥이를 꽂으면, 최고 90초 동안 자기 몸의 2~3배에 달하는 피를 빨아들인다.

“피가 달아서 더 많이 물린다”는 얘기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모기가 특별히 좋아하는 신체 부위도 없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부위를 가리지 않고 공격하지만, 손이나 꼬리 등으로 모기를 쫓기 어려운 부위(동물은 목이나 등, 사람은 발 등)가 더 많이 물리게 된다. 모기는 땀냄새를 좋아하므로 뚱뚱하거나 대사작용이 활발해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모기에게 더 많이 물리게 된다. 한편 모기는 섭씨 25~30도의 온도에서 가장 힘이 좋으며, 한번에 6시간 정도 활동한다. 작은빨간집모기나 중국얼룩날개모기는 주로 해가 진 이후에 공격대상을 찾아 나선다.

◇ 모기와의 전쟁=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선 물 웅덩이나 풀숲 등 모기서식지를 제거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집 주위에 있는 드럼통·통조림캔·폐타이어·꽃병 등에도 물이 고이면 모기가 알을 까므로 미리 제거해야 한다. 야외에선 가급적 긴팔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며,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가 나는 ‘기피제(忌避 ) 모기약’을 발라 모기가 달려들지 않게 해야 한다. 모기는 푸른색·자주색·보라색·검은색 옷을 좋아하며, 향수나 스킨로션·헤어스프레이 등의 냄새를 맡고 달려든다. 따라서 모기의 시각과 후각을 자극하는 차림을 삼가는 게 좋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모기의 활동이 활발한 밤 시간엔 집 밖에 나가지 않는 것도 모기에 대처하는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