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따라잡기


















주식시장은 불공정한 게임장이다.  축구는 실력이 있던 없던간에 11명으로 출전선수의 숫자를 정해놨고 복싱도 최소한 비슷한 몸무게의 선수들이 링에 오르지만, 주식시장은 그렇지 않다.

자본금이 수조원이 넘는 대형 펀드와 단돈 100만원을 들고 나온 개인투자자가 같은 종목을 놓고 수익률 게임을 벌이는가 하면,  회사의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최대주주와 그 회사 이름을 어제 처음 들어본 초보투자자가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불공평한 시장이다.

회사의 주가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가진 기관투자자들은 전문적인 투자지식으로 무장한 펀드매니저들을 보유하고 그들이 회사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직접 브리핑하도록 요구할 수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회사의 주식담당자와 전화 한 통 할래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불리한 게임이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면 정신을 바짝 차리는 수 밖에 없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이리저리 휩쓸리는 이유가 대부분 '공부 부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돈의 흐름과 경제의 움직임을 알기 위해 주식을 직접 투자하기로 해 놓고도 대부분 사는 종목의 선택은 '주식을 잘 아는 사람이 사라니까' 또는 '잘 모르지만 무슨 호재가 있다고 해서' 등의 이유가 대부분이라면 그건 부실하기 짝이 없는 간접투자일 뿐이다.

주식투자를 할 때 반드시 읽어야 할 몇가지가 있다.  우선 그 회사의 사업보고서다.  매 분기마다 실적과 함께 나오는 사업보고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업보고서에는 그 회사의 이력과 주요 사업내용, 주요 제품, 매출의 분포와 최근 관련 제품 시장의 흐름과 경쟁현황,  최근 실적과 주식분포 상황 등 투자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이 다 나와 있다.  제 아무리 뛰어난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도 제일 처음 열어보는 정보는 그 회사의 사업보고서다.

그 다음은 그 회사의 최근 공시내용이다.  공시내용은 발표되기 전후로 이미 시장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반영됐다고 해서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지금 막 나온 공시나,  앞으로 나올 공시에만 신경을 곤두 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돈이 되는 정보는 이미 나온 공시 내용에 대부분 들어 있다.

늘 잊어서는 안된다. 돈을 벌기 위해 주식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하다보면 돈이 들어오는 것이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고, 늘 공부가 먼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종목에 대해 설명하고 평가한 리포트들고 관심있는 종목이라면 빼놓지 말고 읽어야 한다.  증권사의 종목 리포트는 각 증권사들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지만 수십개의 증권사 홈페이지를 매일 방문하는 게 어렵다면 증권사 리포트 전문 유료사이트인 FN(fnguide.com)도 활용할 만하다.

그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쓴 종목리포트는 '시장이 이 종목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는가'를 알기 위한 참고자료일 뿐이다.  투자의견과 목표가격은 무시하는 게 좋다.  목표가격은 얼마든지 높이거나 낮출 수 있고 목표가격에 주가가 근접하면 또 다른 이유를 들고 와서 목표가격을 높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참고는 하되 전적으로 믿지는 말라는 뜻이다.

주식투자를 할 때 가능하면 읽지 말아야 할 몇가지도 있는데,  주식정보 사이트나 전화로 들려주는 유료정보가 대표적이다.  여기는 자칭 '전문가'인 많은 사람들이 초조한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기성 장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사람의 '전문가'가 하루에도 수십종목에 대해 자칭 '분석'을 올려놓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제대로 된 분석일 리 없고,  무엇보다 그 정보들이 옳다면 다른 투자자들에게 가르쳐줄 이유가 없다.  

개인투자자들끼리 푸념들을 주고 받는 주식정보사이트의 종목 게시판도 무익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들 그만그만한 수준의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서툴고 주관적인 견해를 올려놓은 게 대부분인데, 그런 글을 읽을 시간에 차라리 회사를 찾아가서 회사 건물이라도 한 번 둘러보고 오는 게 낫다.

신문에 난 기사도 참고용일 뿐이다.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신문기사 역시 기자들이 회사 관계자에게 좋은 이야기를 듣고 와서 받아적는 수준의 기사가 대부분인데,  그 기사대로 현실화된다면 우리나라에 삼성전자같은 회사가 벌써 수천개도 넘었어야 한다.  국민교육헌장대로 학교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내용대로 나라가 돌아가지 않듯이 신문기사도 마찬가지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싸우는 모습은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이 명량해전에서 12척의 배로 133척의 적군을 맞서 싸우던 양상과 흡사하다.  이기는 방법은 단 하나다.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순신은 조류의 방향과 좁은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서 싸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싸우고 싶은 장소에서 싸우고 싶은 시간에 싸울 수 있었다는 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

개인들에게도 강점은 있다. 주식을 사기 싫을 때는 언제까라도 안사고 버틸 수 있다는 점과 팔고 싶을 때는 언제라도 팔 수 있다는 점은,  고객 자금을 운용해야 하므로 주식을 계속 사들여야 하고, 팔고 싶어도 덩치가 커져서 쉽게 팔기 어려운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점이다.

성공의 관건은 그 순발력을 얼마나 적절하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그 순발력과 가벼움이라는 장점을 단타매매와 추종매매에 활용하면서 피를 흘린다.

주식시장에서의 승자는 정보력이 강한 외국인이나 기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드러나지 않는 진짜 승리자는 지식으로 무장한 개인투자자다.  사이비 정보에 속지 않고 묻지마 투자에 나서지 않으며,  시장에서 배추 고르듯이 좋은 종목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투자하는 발빠른 개미를 기관이나 외국인이 이길 방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