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펀드와 10년 아파트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10년 투자'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는 주식 투자 상품이고, 하나는 부동산이다. 또다른 점은 하나는 10년 투자를 '권장'하고, 하나는 '어쩔 수 없이' 10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공통점. 두 상품 모두 10년 후 장밋빛 미래를 제시한다.

주식 투자 상품은 한국밸류자산운용이 내놓은 '10년 투자 주식투자신탁1호'이다. 이 펀드는 워렌 버핏과 그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이 주창한 가치 투자(value investing)를 표방한다. 기업의 내재 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 투자한 뒤 주가가 제 평가를 받을 때 파는 주식 투자 기법이다.

이 때문에 펀드에 편입할 종목을 고르는 기준은 해당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 자산 상황, 배당 규모 등에 주목한다. 다만 최근에는 주가가 많이 올라 이런 기준만으로는 입 맛에 맞는 종목을 찾기는 힘들어졌다. 따라서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나 진입 장벽 등 이른바 신가치 투자 전략을 병행 구사한다. 결론은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사서 오를 때까지 기다려 제값을 받고 파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 투자를 권장한다. 이를 위해 펀드에 가입한지 얼마 안돼 환매를 할 경우에는 페널티를 물린다. 1년이 안돼 환매할 경우에는 이익금의 70%, 2년 미만일 때는 50%, 3년 미만일 때는 30%를 각각 환매 수수료로 떼는 것이다.

장기 투자를 권장하는 것은 가치 투자를 실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기도 하지만 장기로 갈수록 수익 증대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10년 투자가 '불가피한' 상품이 하나 더 있다. 다음달 4일 당첨자를 발표하는 판교 중소형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10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어렵사리 경쟁을 뚫고 당첨되는 기쁨을 누린다해도 당장 차익을 실현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판교 아파트는 실수요자가 비교적 많이 몰린 것으로 추청된다.

판교 아파트에 당첨된다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 현재 2억원 짜리 전세를 사는 사람이 분양가 4억원의 아파트에 당첨될 경우를 가정해보자. 부족한 2억원은 은행에서 빌린다. 이자는 모두 1억2000만원(연 6% 적용)으로 추산된다. 대출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벌어서 갚는다고 치자.

10년후 아파트 시세를 7억원(현재 비슷한 평형의 분당 아파트 최고 시세)으로 가정해보면, 순자산액은 5억원(등록세나 취득세 등 각종 세금은 감안하지 않음)이 된다. 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서는 10년 후 판교 아파트의 시세가 이보다는 훨씬 높을 것이라는 견해가 적잖다. 그렇게 된다면 자산 가치는 더욱 불어나게 될 것이다.

이자를 내는 대신 그 돈을 펀드에 투자한다면 어떨까. 예컨대 2억원 짜리 전세에 사는 사람이 그대로 전세에 살면서 매달 100만원씩(연간 1200만원) 적립식으로 '10년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가 연평균 10%의 수익률(신탁보수 연 2.844% 감안시 실질 수익률 연 7.156%. 신탁보수가 비교적 많다.)를 달성한다면 월 100만원씩 투자한 돈은 10년후 1억7458만원이 된다. 똑같은 조건으로 연 15%(실질 수익률 연 12.156%)의 수익률을 달성한다면 2억3216만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결국 두 경우 순자산액은 전세금 2억원을 합쳐 각각 3억7458만원과 4억3216만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간의 주가 흐름을 고려한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참고로 종합주가지수는 최근 10년간 1998년 6월 277.37을 저점으로 2006년 1400포인트에 올라섰다.)

이런 차에 직장인 C씨는 그동안 직접 투자하던 돈을 모두 정리해 '10년 펀드'에 가입했다. 재테크에 밝은 그는 "내 경우 일과 투자를 병행하는 것은 여러모로 합리적이지 못한 것 같다"며 "근로소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나는 거기에 집중하고, 투자는 나와 철학이 맞는 펀드에 가입하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세무 계통에서 일하는 P씨는 최근 몇년간 수십억원을 주식 직접 투자를 통해 벌었다. 적잖은 수수료를 떼가는 펀드는 선호하지 않는다. 부동산 투자도 아예 하지 않는다. "알짜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면 훨씬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뭐하러 부동산을 직접 보유하느냐"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웰시안닷컴의 최정환 대표는 "내 집 마련 실수요자가 판교처럼 투자 가치가 있는 곳에 당첨된다면 주거 만족도 등 단순한 수익성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10년 투자'가 실제 10년 후 어떤 결과를 낼지는 그때 가봐야할 것이다. 부동산투자나 주식투자나 미래의 예상 수익을 계산할 때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탓이다. 분명한 것은 자신의 투자는 결국 자신이 선택해야한다는 점이다. 성과도, 책임도 자기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