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재테크를 하려고 하시죠?


















엄마 ,내일 병원가기 전 인감 도장 주고 가세요’

지난해 가을 경 70대의 노파 한분이 시집간 첫째딸의 이 한마디에 서운해 상담 중 ‘와락’하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십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할머니는 젊은 시절, 남편과 함께 시장에서 갖은 고생을 하면서 돈을 모아 대구시내에 땅 몇 필지를 사놓았고 아이들 5남매도 잘 키워 아들들은 외국 유학보내고 딸들은 의사에게 시집가서 잘 살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할머니는 현재 그 장성한 자식들 곁이 아닌 옥수동의 모 아파트에서 전세로 혼자 살아가신다고 했습니다. 30억원대 자산가지만 옛날 습관이 몸에 배어 10원짜리 한 개 아까워 제대로 쓰시지 못하신답니다.

남편도 10여년 전 죽고 나이가 들면서 이제 자식에게 조금은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큰 사위와 딸 바램대로 도로변에 붙어있는 땅 절반을 증여해 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다시 수십억원대 자산가인 큰사위와 딸이 나머지 땅 일부를 요구해 왔답니다.

딸이 땅을 다시 요구한 시기는 할머니가 오래 전 앓았던 Yu방암이 재발해 수술날짜를 기다리고 계셨던 때였습니다.

수술대에 올라가기 전 마음도 약할대로 약해졌는데 큰딸이 할머니에게 안부 겸 했던 한마디가 바로 ‘엄마 ,내일 병원가기 전 인감 도장 주고 가세요’란 말이었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그 말이 너무도 충격적이고 서운했다고 하십니다. 그동안 자식들에게 서운했던 모든 감정이 폭발할 것이죠.

그리곤 저에게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제대로 나도 한번 쓰고 죽을랍니다. 공시지가로라도 팔아주세요"라구요. 평당 1000만원대를 넘는 상업용지 땅을 시가가 아닌 공시지가로 팔아달라며 애원하시는 할머니가 참 안돼보였습니다.

그 말에 덧붙혀 "평소 덕망이 높기로 알려진 큰 사위가 그 일대 부동산은 다 못팔게 얘기해 놔서 매도하기 쉽지 않을겁니다"라는 걱정의 말도 잊지 않고 하십니다.

사무실을 나설 때 일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손목을 붙잡고 "평생 복 받을거요"라고 덕담을 하셨을 때 필자의 마음은 의무감으로 인해 오히려 더 무거워졌습니다.

많은 컨설팅 의뢰건이 쌓였는데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필자는 주말을 이용해 동성로 인근에 있는 나대지를 보러 갔습니다. 대구 부동산 시장 상황 파악과 할머니 땅을 좀더 정확하게 살펴보기 위해서 였습니다. 할머니 땅을 잘 팔 수 있을지 살펴보고 땅의 위치와 모양을 잘 알아보기 위해 조감도도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동성로 일대 부동산에 연락처를 남겨놓은 채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대구에 다녀온지 한달째 되던 날, 미리 작업해 둔 동성로 일대 부동산 몇 군데서 할머니에게 연락이 와서 다행히 현 시세보다 조금 빠진 적당한 가격에 팔렸다고하니 다행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했던 행동을 부지불식중에 닮는다고 합니다. 이 할머니처럼 그 딸과 사위, 그리고 나머지 자식들도 훗날 할머니 할아버지가 됩니다. 분명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나이가 다가오겠지요.

지금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는 자식들이 나중에 자신이 부모님에게 했던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할머니의 사례를 보면서 저는 '왜 재테크를 하는지..' '그 재테크가 가족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왜 재테크를 하시는지'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그 할머니가 남은 여생은 드시고 싶은 음식 다 드시고, 가지고 싶으신 것들을 다 누리며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