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목돈 마련 은근·끈기부터 배워야


















며칠 전 대기업 신입사원으로부터 매달 월급을 받으면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담요청이 e메일로 접수됐다. 고민 끝에 신입사원인 만큼 우선 절세형 상품과 특히 소득공제가 가능한 금융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원금손실 위험에 노출되지 않으면서 연 7~9%의 수익률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제시했더니 곧바로 답신이 왔다. “이른 시일 내에 10억원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달라”는 게 답신의 요지였다.


기업들의 신입사원 연수가 시작됐다. 외환위기 직후 불기 시작했던 ‘10억원 만들기 열풍’이 새내기 직장인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부자의 자산기준이 최소 10억원을 넘어야 하고, 나이가 적을수록 이 금액 기준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년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 값이 급등하고, 노후준비에 많은 돈이 들게 될 사회 초년생들은 이른 시일 내에 ‘억대부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부자의 투자원칙이 있다. 그 원칙은 허황되게 높은 수익률을 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자산이 10억원대가 넘는 고객 ㄱ씨는 올해 초 주식형 수익증권과 주가연계증권(ELS) 펀드에 분산투자했다. 올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주식형 수익증권은 당연히 높은 수익률을 올렸지만 ELS 펀드는 하락형(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상품)이라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평균 수익률은 연 7%가량이다.


담당 프라이빗 뱅킹(PB) 팀장은 낮은 수익률이 마음에 걸려 어쩔 줄을 몰라했지만 ㄱ씨는 언제나 희희낙락이다. 그는 “정기예금 금리에 ‘+α’ 수익률이면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PB고객들의 목표 수익률은 일반 정기예금 금리보다 2~3%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가진 재산이 많으니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부자 고객은 애초부터 장밋빛 수익률에 흔들리지 않는다. 수익률이 높게 나왔다고 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무리하게 늘리지도 않는다.


최근의 주가상승에 영향을 받았는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아무런 생각없이 무리수를 두는 신입사원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필자는 주식투자로 수익을 올린 신입사원에게 결코 축하만 하지 않을 것이다. 돈을 빌려 무리하게 주식에 투자했다가 결국 쪽박을 차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의 높은 수익률이 만용을 부르고, 독이 된 것이다.


신입사원 시절 재테크의 최대 덕목은 은근과 끈기이다. 수익률이 낮더라도 한 푼 두 푼씩 차근차근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으는 재미, 늘려가는 재미부터 느껴보자. 올해 저축의 날에 저축왕으로 뽑힌 목공(木工)도 재테크 비결을 ‘조금씩 버는 돈을 쪼개서 저축하고 남는 돈으로 생활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