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재테크로 가는 첫걸음





















"단칸방에서 시작해 하나하나 장만하는 재미로 산다는 건 진짜 구닥다리 얘기예요."

요즘 신혼부부들은 신접살림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불과 2~3년 전과도 사뭇 달라졌다. 부동산 광풍 영향으로 맞벌이 대출로 재개발 아파트에서 신접살림을 차리거나 아예 혼수를 장만하지 않고 그 돈을 보태서 평수가 좀 더 넓은 집을 구하는 등 출발부터가 다르다.

중소기업 대리로 근무하는 조 모씨(31). 지난해 여름 결혼하면서 서울 개포동 주공아파트 8평짜리를 샀다. 그렇다고 이 집으로 이사한 것은 아니다. 서대문구에 있는 부모님 집에 들어가서 살고 개포동 집은 월세를 놓아 은행 이자를 충당하고 있다.

대기업 사원 정 모씨(31)는 최근 결혼하면서 역시 개포주공 1단지 16평형에 전세를 들어갔다. 전세금은 9500만원. 재건축을 바라보는 낡고 헌 아파트에 들어간 것은 부동산 재테크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다.

정씨는 "처음 신혼집을 잡는 곳에 따라 향후 재테크 성적이 갈린다는 얘기를 회사 선배한테 듣고 강남에 신혼집을 구했다"고 했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사는 곳에 익숙해지면 정주하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다. 살다 보면 다른 동네에서는 호재라고 하지도 않은 호재에 얽매여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환상에 빠지기도 한다.

올해 9월 결혼할 예정인 박 모씨(34)는 서울 강북이 직장이지만 화성 동탄신도시에 아파트를 구입할까 고민중이다. 너무 멀지 않냐며 주변에서 만류해도 "불편을 참지 않으면 언제 돈을 버느냐"며 반론을 편다.

박씨는 "신도시에서 덤프트럭이 다닐 때 집을 사면 돈을 번다는 것은 분당 일산 등 기타 신도시에서 이미 입증됐다. 그렇다면 동탄도 들어갈 만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약혼자도 맞벌이다. 9월에 결혼하지만 미리 혼인신고를 해서 DTI 적용을 받더라도 가능한 대출금액을 미리부터 높여둘 계획"이라 했다.

이처럼 신혼부부들이 신혼집을 '주(住)테크'의 시작으로 인식하는 추세여서 혼수 트렌드도 많이 달라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예단ㆍ예물이다. 형식적인 것보다는 결혼 후 필요한 것들에 초점을 맞춰 아예 혼수를 장만하지 않고 집 평수를 늘리거나 보석류를 몇 세트씩 주고받기보다는 다이아몬드 반지나 금반지 하나를 '제대로' 하는 추세다.

원앙금침 차렵이불 등 과거 기본 혼수품목도 사라졌다. 대신 벽걸이TV 양문형냉장고 에어컨 토스터 커피메이커 김치냉장고 등 맞벌이 부부 살림에 실용적인 가전들로 기본 품목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