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요즘 돈 어떻게 굴리나


















정부의 각종 규제로 부동산 시장은 주춤한 반면 국내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있는 요즘, 거액 자산가들의 관심사는 무엇일까.

24일 시중은행 PB(프라이빗뱅커)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부의 축적 수단이었던 부동산에 대한 기대치는 확연히 낮아진 대신 국내 주식 시장이 부자들의 관심권 안으로 새롭게 들어오고 있다.

◇국내 증시에 `관심'..직접 투자 비중 늘려 = 최근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비행을 하면서 그동안 부동산과 해외펀드 쪽에 쏠려있던 부자들의 시선도 국내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기를 기다리며 매입 시기를 저울질 하는가 하면 젊은 부자 고객을 중심으로 직접 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좋아지면서 기대 수익률이 상당히 높아져 펀드에만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투자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벤처기업 등을 통해 거액의 자산을 모은 공격적 투자 성향의 일부 젊은 고객들이 주로 우량주를 중심으로 직접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은행 PB센터의 고객인 100억대 젊은 부호 A씨는 직접 투자 비중을 기존에 30%에서 40%로 늘리기도 했다.

하나은행 김창수 PB팀장은 "국내 주가가 갑자기 너무 많이 올라 당장은 들어가지 못하고 CMA(종합자산관리계좌), MMF(머니마켓펀드) 등 유동성 상품에 돈을 넣어둔 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들어가려는 `대기'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해외펀드 아직 대세 = 그러나 부자고객들 사이에서 해외펀드 투자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수익률도 높거니와 분산투자 차원에서도 적합하다는 판단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해외펀드의 투자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결정하면서 세금에 민감한 부자들의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신한은행이 최근 PB고객에 대한 투자상품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해외주식형 펀드와 파생상품 비중이 각각 31%를 차지했고 국내 주식형 펀드는 27%로 나타나 여전히 해외펀드 비중이 높았다.

신한은행 PB서울파이낸스센터 장경배 팀장은 "기존에는 중국과 브릭스 국가에 주로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부존자원이 많은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 펀드에 가입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부터는 중국 등 특정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소비재.금융 등 특정 섹터에 투자하는 섹터펀드와 물.럭셔리.농산물 등을 테마로 묶은 테마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박 팀장은 "세계적으로 버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지역 펀드'에 대한 리스크 부담도 커지고 있다"면서 "새로 해외펀드에 가입하려는 고객에게는 섹터펀드를 권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관심은 한풀 꺾여..미련은 남아 = 부동산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은 확실히 한풀 꺾였다. 그렇다고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PB들은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부자들은 부동산을 통해 부를 일궜기 때문에 전통적인 투자 성향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이들은 따라서 기존의 부동산 자산을 처분하지도 않을 뿐더러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가 언제든지 여건만 되면 투자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장 팀장은 "일부 거액 자산가들은 부동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유동성 자금을 보유하면서 적당한 투자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PB도 "올 연말에 정권이 혹시 바뀌게 되면 각종 부동산 규제 또한 완화될 거라는 기대 심리가 남아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과거에는 부동산 매매 차익을 노렸다면 최근에는 상가나 빌딩 등을 사들여 임대소득을 얻는 수익성 투자가 대세다.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상가 투자 수익률은 연 5%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상가 역시 가격이 많이 올라 경쟁력 있는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투자지역도 서울 강남과 신도시 핵심 지역 등 특정지역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