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기다릴 각오면 투자하세요


















코스피지수가 1600을 넘어선 뒤에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전무(43)는 코스피지수의 등락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코스피지수가 아무리 올라도 자신이 고른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전무는 증권업계에서 ‘가치투자 신봉자’로 불린다. 가치투자는 장세를 보지 않고 기업을 보는 투자기법이다. 가치투자는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가지수의 등락에 휘둘리지 않고, 기업이 지닌 현금이나 부동산, 주당 수익비율 등 가치를 분석해 저평가된 주식을 선택해 오랜 기간 투자하는 것이다. 최근 포스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는 워렌 버핏도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힌다.

“제 성격이 원래 겁이 많고 소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격적인 투자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1988년 동원증권에 입사해 지점에 근무할 당시 직접투자를 해봤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지요. 그러나 가치투자에 눈뜨고 난 뒤에는 주식시장을 보는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이전무는 지난해 4월 10년간의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하는 ‘한국밸류 10년투자 주식투자신탁1호’를 출범시켰다. 판매 13개월 만인 지난 21일 현재 이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38.70%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14.10%인 것을 고려하면 시장수익률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이전무는 펀드의 높은 수익률이 탐탁지 않은 눈치다.

“최근 증시 활황으로 보유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수익률이 급등한 측면이 있습니다. 반길 만한 일이긴 하지만 연평균 10%대 수익을 목표로 한다는 취지에는 어긋난 것이지요. 펀드 수익률이 좋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탁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수익률을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당장의 수익률을 보고, 펀드에 투자하기보다는 10년을 기다릴 줄 아는 투자자들을 환영합니다.”

이전무는 펀드를 중도해약하면 손실이 크다는 점도 강조한다. 펀드 수수료가 연 2.84%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수료(2.4%)보다 다소 높다. 환매수수료도 1년 미만에는 이익금의 70%를 떼고, 2년 미만은 이익금의 50%, 3년 미만은 30%를 제한다.

이전무는 펀드가 정착기를 맞는 4년쯤 뒤에는 보유한 종목의 기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기업 방문이나 각종 공시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약속한 사안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펀드 행동주의’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주축이 돼 관심을 끌었던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국내 기업과 주식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게 분명합니다. 기업은 주주들에게 경영사항을 투명하게 알릴 의무가 있지요.”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왜 주식시장에서 늘 실패를 거듭하게 될까. 그의 답변은 단순하고도 명쾌했다.

“가치투자의 가장 큰 적은 조바심입니다. 개인들도 가치투자 이론에 맞는 주식을 골라 장기간 투자하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집니다. 오래 보유할수록 튼실한 과실을 딸 수 있는 게 주식시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