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와 72의 법칙


















금융기관의 파이낸셜플래너(FP)들이 고객의 재무설계를 위해 자주 활용하는 것 가운데 ‘72의 법칙’이 있다.

‘72의 법칙’은 ‘내 돈을 두 배로 만드는 데 필요한 기간과 수익률의 관계’를 나타낸다. 예컨대 10년동안 내 돈을 두 배로 불리고 싶다면 72를 10으로 나눈 값, 즉 7.2%로 매년 자산을 운용하면 된다. 반대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매년 10%의 수익률로 자산을 운용하면 7.2년(72÷10) 뒤에 내 돈이 두 배가 된다.

국가의 발전 속도를 측정하는 가늠자로도 쓸 수 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1%였는데, 지금과 같은 속도로 매년 성장한다면 약 6.54년 뒤에 경제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다. 이처럼 ‘72의 법칙’은 장기 복리 수익률과 고성장 국가의 경제성장 속도를 가늠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표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지수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증시에 대한 거품 우려감마저 팽배한 상황이어서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하는 이들도 많다. 이럴 때 ‘72의 법칙’이란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면 어떨까. 코스피지수는 1980년 100을 기준으로 산출된 지수다. 현재 코스피지수가 1600대이므로 국내 증시는 단순 계산으로 27년 동안 16배가 올랐다. 수익률로는 1600%나 된다. 연평균 수익률은 10.81%이었다. 이 기간 동안 외환위기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었던 은행주들 대부분이 퇴출됐고, 대우그룹·해태그룹 등 주요 기업들도 부도가 났다. 최초로 1000포인트를 돌파했던 89년 이후 92년까지는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54%나 하락하기도 했다. 9·11테러로 인한 주가하락 사태도 있었다.

이같은 대형사건이 있었음에도 증시는 연평균 10.81%의 수익률을 올리며, 장기적으로 보면 6~7년(72÷10.81)에 한 번씩 내 돈을 두 배로 불려주었다. 만일 지수가 아닌 우량주로만 구성된 인덱스를 활용하면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주가란 오르고 내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성장해 나간다. 이런 시각으로 현재 국내 증시와 중국 시장을 보는 것도 정신 건강을 위해 좋지 않을까 싶다. 아직 국내에는 10년이 훌쩍 넘는 장기투자 기록이 없지만 미국에서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전설적인 가치투자자 월터 슐로스는 45년간 펀드를 운용하면서 고객들의 돈을 721배로 불려 주었다. 그가 올린 연평균 수익률은 15%였다. 15%로 오래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 생생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