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1500시대 주식형 펀드 투자전략


















2007년 04월 26일

최근 주가 상승으로 국내 펀드의 성과가 오랜만에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수익률을 가늠해보면서 이익 실현 차원에서 환매해야 할지 그냥 놔둘지 고민에 빠졌다.

펀드는 본질적으로 단기적인 매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직접 주식 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 투자를 했다가는 자칫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설사 그동안 올린 수익을 안전하게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펀드를 환매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또 다른 금융상품에 맡겨야 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별다른 자금 수요가 없는 데도 무모한 시장 예측에 의존해 펀드를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4월 19일 현재 주식액티브펀드(주식 60% 이상 투자)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이 무려 11.49%로 나타났다.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해외 주식 펀드가 같은 기간 5.02%에 머무른 점을 감안하면 오랜만에 국내 주식 펀드가 활짝 핀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0.94% 상승했다.

주가 상승기, MMF 갈아타기 ‘짭짤’

지난해 저조했던 국내 주식 펀드가 모처럼 양호한 성과를 올리자 많은 투자자들이 환매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처럼 주가가 오랜만에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고민하게 마련이다. 주식 투자에 있어 투자자의 심리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보다 많다면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와 주가는 일방 통행이 아닌 복잡한 상호작용을 한다. 즉 주가가 오르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욱 늘거나 혹은 반대로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이익 실현에 나서게 된다.

투자에 있어 이런 구조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처럼 주가가 급상승할 때는 많은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세워놓은 계획을 무시하고 투자 자금을 되찾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수익률이 폭락하면 실망스러운 심정으로 모든 계획을 포기하고 투자를 중단하고자 한다. 수익률 폭등과 폭락은 모두 투자에 있어서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계기가 되곤 한다.

이미 달성한 수익률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은 위험을 줄이는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익 확보 이후 주가가 계속 오른다면 괜히 아까운 수익 기회만 놓치게 되는 결과가 된다. 이처럼 수익률이 높아졌다고 투자 기간을 섣불리 변경하면 아직 확보하지 못한 나머지 목표 금액을 마련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식 투자로 10년간 투자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몇 년 안돼 주식 펀드의 수익률이 예상외로 높게 나오면 많은 투자자들이 이익 실현 차원에서 주식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 채권 펀드로 옮긴다. 이렇게 하면 이제 겨우 필요한 자금의 일부만 적립된 상황에서 투자 계획을 변경해 애초 세웠던 투자 계획은 무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은퇴 자금 마련이라는 장기적인 투자 목표는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요즘처럼 펀드 수익률이 단기간 좋아졌을 때 투자자가 행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펀드를 갈아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펀드에서 자금을 완전히 빼내는 것이다.

갈아타기란 주식 펀드에 투자한 자금을 채권 펀드로 전환하거나 반대로 채권 펀드에 투자한 자금을 주식 펀드로 전환해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방법이다. 즉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고 판단될 때 주식 펀드에서 채권 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갈아타기를 한다. 반대로 주가가 지나치게 싸다고 판단될 때는 주식 펀드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펀드 변경의 가장 큰 장점은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지켜내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는 기간에는 가만히 있어 입을 수 있는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수익 유지하려면 환매 적절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첫째, 주가와 채권 가격의 고점과 저점을 알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증권 가격의 향방을 정확히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즉 현재 주가가 고점인지 아니면 앞으로도 계속 오를 지 맞힐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한두 번 우연하게 맞힐지는 몰라도 결국 잘못된 예측으로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결국 무모한 가격 예측을 근거로 무리하게 펀드를 갈아탔다가는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수익률이 높아졌다고 해서 펀드를 갈아타면 결국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펀드 투자는 대부분 은퇴 자금이나 교육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즉 몇 년 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펀드의 기대수익률, 투자 기간, 물가상승률 등을 모두 감안해 결정한다. 그런데 필요 자금이 모두 마련되기 전에 단지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펀드를 변경하면 애초 계획은 온데간데없게 되는 것이다.

셋째, 금융상품을 잘못 선택해 변경할 수 있다. 수익률이 이미 높게 달성된 주식 펀드에서 다른 채권 펀드 등으로 전환하고 싶을 때 운용 능력이 뛰어난 펀드를 다시 선택하기란 의외로 어렵다. 자칫 잘못 선택해 그동안 올린 수익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또 주가 하락과 채권 금리 상승이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두 펀드 모두 수익률이 악화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밖에 투자자가 자신의 펀드 자금 중 일부를 환매해 현금성 자금으로 따로 이익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즉 환매한 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나 예금 등의 금융상품에 넣어두는 것이다. 이렇게 자금을 확보했다가 향후 투자하기 적합한 시기가 되면 그때 가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다.

펀드에서 자금을 빼는 경우는 펀드 변경 때와 마찬가지로 수익률이 생각보다 많이 났을 때다. 펀드 갈아타기와 다른 점이라면 펀드 갈아타기는 주식과 채권 등의 자산간 자금 이동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는 방법인데 비해 환매는 펀드에서 현금으로 전환시켜 이미 달성한 수익을 확보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보수적인 투자자일수록 펀드 갈아타기보다는 환매하는 경우가 많다.

펀드 환매 역시 펀드 변경과 같은 문제점과 한계가 있다. 증권 가격의 저점과 고점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과, 환매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수익률과 금액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환매 자금의 ‘재투자’라는 추가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예를 들어 주식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가 환매 시점을 잘 선택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회수했다고 하더라도 회수한 현금을 잘못 운용해 장기간 기존 펀드에 투자한 경우보다 수익률이 나빠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펀드 갈아타기나 자금 인출은 언제 해야 할까. 우선 ‘선수’를 교체하고 싶을 때는 시장 상황을 근거로 하기보다 펀드에 대한 장기적인 평가를 근거로 해야 한다. 주식 펀드나 채권 펀드가 시장에 비해 얼마만큼의 초과 수익률을 달성했는지 따져본다. 즉 벤치마크보다 저조한 수익률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면 상품 교체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 자신의 투자 목표가 달성되거나 자금이 필요할 때 비로소 펀드를 환매해 자금을 사용한다. 펀드 투자는 중도 관리보다는 처음 가입할 때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따라 함부로 움직이기보다는 장기적인 계획 하에 투자를 집행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지켜가는 것이 바람직한 펀드 투자법이다.

민주영·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