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5년 묻어두니 연수익 27%


















올 초 2000만원을 주식형펀드에 넣은 회사원 최모(32)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계속 오를 것만 같던 증시가 최근 급등락을 거듭하자 '원금마저 까먹는 거 아닌가'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김씨는 "최소 1년 이상 묻어둘 요량으로 펀드에 들었는데 걱정이 태산같다"며 "더 나빠지면 조기 환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적립식 펀드로 상징되는 장기투자 문화가 불안한 증시 흐름에 다시 휘둘리고 있다. 지난해 주식이 올랐을 땐 너도나도 펀드로 몰렸지만 이젠 여차하면 돈을 다시 뺄 태세다. 이 와중에 서울 강남 집값이 꿈틀대자 부동자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린다.


◆시류에 흔들리지 말자=전문가들은 "시류에 흔들려 재테크 방법을 바꾸면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많은 사람이 간접투자에 나섰지만 투자 행태는 여전히 단타 매매 식이다. 펀드상품의 경우 선진국에선 대표적 장기투자상품으로 꼽히지만 국내에선 그 가입기간이 평균 1~2년에 불과하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대표는 "국내 개인들의 투자 기간은 아무리 짧아도 3~5년, 길게는 20~30년 이상 펀드에 투자하는 선진국 투자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장기 투자계획은 인생의 설계도 역할을 한다. 결혼, 내집 마련, 자녀 교육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보통 5~10년 주기로 오기 때문이다. 또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이 누적되는 복리효과도 평생투자를 일찍 시작했을 때의 이점이다.

◆10년 이상을 내다보자=장기간에 걸친 수익률 추이 데이터는 투자의 감을 잡고 계획을 짜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랜드마크 자산운용 최홍 사장은 "미국인들이 증시가 부진할 때도 펀드 투자 비중을 줄이지 않는 것은 과거 장기투자 효과에 대한 검증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지난 11년(1995~2005)간 국내 투자자들이 여러 투자처에 돈을 넣고 기다렸다면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본지 취재팀 조사 결과 5~10년간 펀드 등에 투자할 경우 대부분 은행 예금 이자를 훨씬 웃도는 수익을 거뒀다.

투자처별로는 성적이 엇갈렸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주식형 펀드. 이어 우량주 투자>글로벌 주식형 펀드>서울 강남권 아파트>채권(채권형 펀드) 등의 순이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10년 이상 운용된 게 거의 없어 99년 설정된 성장형 펀드(주식 편입비중 70% 이상,설정액 50억원 이상)20개 상품의 수익률을 따져봤다. 그 결과 5년 수익률은 평균 232.46%에 달했다. 복리로 매년 27.16%씩 수익을 낸 것이다. 특정 펀드는 아니지만 대형 우량주에 분산투자를 했을 때도 수익률이 높았다. 미래에셋증권 에 따르면 95년 핵심 블루칩 5개 종목(농심.삼성전자.신세계.현대모비스.포스코)에 투자했을 경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수익률은 무려 519%였다. 해마다 20% 안팎의 수익을 되돌려주는 셈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 한국펀드평가에 의뢰해 2005년말 기준으로 운용 10년 이상인 1388개 펀드의 수익률을 따져본 결과 연 10% 안팎으로 집계됐다. 반면 최근 10년간 채권형펀드의 수익률과 정기예금 금리를 산술 평균하면 연 7~8%에 그쳤으며 최근 더욱 낮아지는 추세다. 평균적으로 보면 부동산 투자의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해 말 현재 95년보다 평균 30%(연 2.6%),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은 145%(연 9.4%) 상승했다.